한눈에 보기
배우 하영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집안 이력을 자랑하다가 증조부 친일 행적 논란에 휘말렸다.
지난 7일 넷플릭스 시리즈 ‘이런 엿같은 사랑’이 공개된 당일, 주연 배우 정해인과 하영은 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동반 출격하며 본격적인 홍보에 나섰다.
특히 하영은 이 자리에서 “증조부께서 한양에서 최초로 양의원을 개원하셨고, 고종 황제를 진료하셨다”며 남다른 집안 이력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이 발언이 불씨가 됐다.
하영의 증조부가 의사 안상호라는 사실과 함께 그의 친일 행적이 온라인에서 확산돼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결국
배우 하영이 예정됐던 인터뷰를 취소했고, 출연작인 넷플릭스 드라마 ‘이런 엿같은 사랑’ 홍보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배경·맥락
이 논란이 유독 뜨거운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단순한 가족사 문제가 아니라, 하영이 스스로 반복적으로 집안을 언급해왔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번 논란은 하영이 그동안 여러 예능 프로그램과 인터뷰에서 4대째 의사 가문에 대한 자부심을 거듭 드러내면서 시작됐다.
하영은 지난해 ‘중증외상센터’ 인터뷰에서도 의사였던 증조부를 언급했으나 당시에는 크게 주목을 받지 않았다.
타이밍도 묘했다.
업계에서는 여론 악화 속도가 빠르고 광복절을 앞둔 시점이라는 점이 반영돼 브랜드 이미지 타격을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가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광복절 직전에 터진 친일 논란이라는 점에서 여론의 민감도가 더욱 높아진 셈이다.
핵심 내용·타임라인
증조부 안상호, 어떤 인물인가
하영의 증조부 안상호(1872~1927)는 한국인 최초 일본 의사 자격증을 취득한 인물로, 순종과 고종의 외부 주치의로 활동했다.
그는 1916년 친일단체로 알려진 ‘대정친목회’ 평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일본인 여성과 결혼해 일본식 생활을 강조하며 ‘내선일체’를 선전한 기록도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916년 결성된 대정친목회에선 대표적 친일반민족행위자인 이완용, 윤치호 등이 활동한 바 있다.
안상호가 이재명 의사의 공격으로 중상을 입은 이완용을 치료한 의사 중 한 명이라는 기록까지 발견되며 대중의 공분은 더욱 커졌다.
소속사 해명에서 사과까지
논란이 커지자 소속사 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 측은 10일 “배우에게 확인한 결과, 하영의 증조부는 안상호가 맞다”면서도 “(친일 행적은)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후 안상호가 1916년 친일 단체 대정친목회의 평의원 명단에 적힌 사실이 밝혀졌다.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데이터베이스에 공개된 ‘국사관논총’ 논문에도 1909년 중상을 입은 친일파 이완용을 치료한 의료진으로 기록됐다.
이에 하영 측은 하루 만에 “기록이 실제로 존재함을 확인했다. 충분한 검증 없이 ‘사실무근’이라 성급히 답변하여 혼란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인터뷰 취소·홍보 올스톱
넷플릭스 측은 11일 “시리즈 ‘이런 엿같은 사랑’의 14일 예정된 하영 인터뷰는 부득이하게 취소됐다”고 밝혔다.
정해인은 하영과 같은 날 ‘이런 엿같은 사랑’ 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고심 끝에 취소했다.
논란에 전혀 무관한 정해인까지 불똥을 맞은 것이다.
집안을 언급했던 예능 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 323회의 다시보기 서비스는 방송사 요청으로 중단됐으며, 유튜브 클립 영상도 비공개 조치됐다.
오는 19일 공개를 앞두고 있었던 유튜브 채널 ‘유튜브하지영’의 하영 출연분도 최종적으로 업로드하지 않기로 결정됐다.
대중·업계 반응
광고계 줄줄이 손절
삼성전자는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하영이 출연한 ‘삼성 아트 TV’ 광고 영상 6개를 모두 비공개 처리했다.
이스트엔드의 의류 브랜드 ‘아티드’ 측도 하영과 거리를 두며 지난해 촬영한 하영 출연 광고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공공기관인 보건복지부와 중앙응급의료센터도 하영이 참여한 공익광고 영상을 비공개 처리했다. 다만 보건복지부는 하영의 응급의료 홍보대사 자격을 해촉하지 않고 오는 9월까지 지정된 계약 기간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엇갈리는 여론
지난 7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이런 엿같은 사랑’은 공개 직후 넷플릭스 글로벌 톱 10 TV쇼 비영어 부문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논란이 흥행을 막지는 못한 모습이다.
더욱 눈에 띄는 것은 SNS 팔로워 수의 변화다. 친일 후손 논란이 불거진 이후, 하영의 팔로워는 오히려 20만 명 이상 급증했다.
역사적 과오에 대한 비판과 배우 개인의 활동을 분리해서 봐야 한다는 여론이 팽팽하게 맞서는 모양새다.
앞으로 전망 / 관전 포인트
차기작 문제도 관심사다.
하영이 주연을 맡은 SBS 드라마 ‘승산 있습니다’ 측은 “촬영이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라며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해당 작품은 2027년 상반기 방영을 목표로 촬영을 이어간다.
일부 시청자들의 하차 요구에도 불구하고, 제작사와 방송사가 리스크를 감수하고 하영과 함께 가기로 결정한 배경에 여러 해석이 나온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한 배우의 개인 논란을 넘어, 연예계 전반의 ‘배우 리스크’ 관리 문제로 확산된 상태다. 조상의 역사적 행적이 현재 활동 중인 배우의 커리어에 어디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업계가 어떤 기준을 세울 것인지가 앞으로의 핵심 관전 포인트다.
링키 코멘트
집안 자랑이 부른 나비효과 — 본인 잘못이 아닌 조상의 행적이 이슈가 된 상황이지만, 반복적으로 가문을 홍보 포인트로 활용해온 맥락이 여론의 시선을 더 차갑게 만들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